사실 종합상사는 문과계열 졸업생들에게 1순위로 뽑힌다는 직종인데, 사실 들어가 보면 아주 다양한 스펙과 백그라운드를 가진 현직자들이 많습니다. 꼭 화학공학을 전공해야 화학제품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프랑스어를 전공했다고 유럽/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반면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졸업했는데 입사하여 철강 전문가가 되어 있다거나, 심리학을 전공하고 들어와 회사에서 재무기획 분야에서 일을 하거나, 중국어를 전공했는데 회사에서는 미주, 유럽 지역을 담당한다거나..

따라서 극소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학부시절 전공과 현업에서 실제로 맡을 업무와는 거의 무관하다고 보면 됩니다.
회사의 HR이 부지런하게 신입사원 (or 경력사원)의 학교전공에 맞춰 부서 배치를 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바꾸어 말하면 앞서 다른 게시글 (종합상사 or 국외영업 취업의 1순위 Spec) 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학교 전공에 따른 종합상사 (해외영업) 취업에 있어 유불리는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관련게시글 참고 : 종합상사 및 해외영업 취업을 위한 1순위 스펙 (Spec.)은 무엇일까?

 

하지만 제목에서와 같이 일부 특정 생각을 가진 지원자들의 경우 가능한 입사 지원을 말리고 싶습니다. 

혹시나 이런 목적 혹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종합상사 지원을 다시 한번 재고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007가방과 잘빠진 수트을 입고 전 세계를 누비는 상사맨이 되고 싶으신 분
앞으로 나의 개인사업을 위해 종합상사 경력 필요하신 분
막연하게 해외영업 업무에 대한 로맨스를 가진 분
나는 누구보다 자존심이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

 

1. 007가방과 잘빠진 수트를 입고 전세계를 누비는 상사맨이 되고 싶은신 분

상사맨의 경우 과거 해외여행과 출장이 제약이 있던 시절, 상사맨은 대한민국 외화벌이의 선봉으로 수많은 출장길에 오르며 007가방이라고 불리는 가방에 제품 샘플와 비즈니스 노트들을 담아서 다녔습니다. 사실 지금도 상사맨의 출장은 많지만 그렇다고 모든 부서의 사람들이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 실제로 "나는 전세계 여기저기 출장도 많이 다니고 견문을 쌓고 싶다." 해서 입사를 했건만 사무실에서 해외출장은 커녕 1년 넘게 엑셀만 만지는 부서도 있고, 국내 거래처들만 열심히 돌아다니는 부서도 있습니다. 즉, 상사맨이 됐다고 무조건 전세계 방방곡곡 해외출장을 간다는 것은 아니기에, 혹시나 전세계 여행(?)이 목적이시라면 과감하게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007가방

 

2. 향후 나의 개인사업을 위해 종합상사 경력이 필요하신 분

이 부분의 절반은 맞습니다. 종합상사에 정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고, 정말 목적의식이 있다면 회사 내에서 신사업을 제안하고 앞으로 내가 개인적으로 사업하기 위한 초석 (인맥쌓기, 업무배우기..등등)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돈도 주고 경력도 쌓아주고, 내 인맥도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내 마음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빠른 이익창출과 성과를 원하기 때문에 맹목적인 신사업이 펼쳐질 만큼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 현실입니다. 더욱이, 모든 종합상사가 그런 상황도 아니고요.
따라서 혹시라도 개인사업을 목적으로 상사맨을 꿈꿨다면 혹시 입사에 성공해도 자칫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으니 말리고 싶습니다.

 

 

3. 막연하게 해외영업에 로망을 가진 분

앞서 언급한 007가방에 수트을 빼입고 전 세계를 누비는 상사맨처럼 사실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먼지가 자욱하게 내 구두에 앉을정도로 수많은 공장을 돌아다니고, 중국의 어느 시골 한적한 동네에 있는 공장사장을 찾아가 밀린 돈 받기 위해 협박아닌 협박도 하며, 때로는 브라질 길거리에서 총기를 든 강도들에게 지갑을 뺏기기도 합니다. 무작정 해외영업은 편한 거야. 멋진 거야. 라는 환상을 바로 깨버리셔야 현업에 들어오셔도 괴리감이 없을 것입니다.

 

 

4. 나는 누구보다 자존심이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

상사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을의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고객사들 사이에서 계약을 연결 하기 위해, 컨설턴트이자, 딜러이자, 트레이더이자, 서포터로서 활동을 합니다. 이에 따라, 업무에 있어서 감정 상하는 일도 종종 있고, 내가 원치 않는 비위를 상대에게 맞추는 행동도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드라마 미생에서 처럼 오차장이 새로운 계약을 따내기 위해 과거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이 핵심 결정권자로 있는 회사를 상대했던 스토리를 보면 그렇죠. 실제로도 신규 고객사를 유치 하기 위해서 상대가 원치 않는 미팅을 성사 시키기 위해, 거래처 사무실에서 만나줄때까지  하루종일 죽치고 있는 경우(?)도 아주 간혹 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잘 가지되, 자존심은 출근할때 집의 옷걸이에 걸어두고 나와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을의 포지션이라고 무조건 자존심을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부심과 자존심을 구분하여 행동하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tvN 드라마 <미생> 中

관련게시글 참고 : 미생 오차장의 학교 동창 접대 스토리

 

비단 종합상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과 개인사업 등을 살펴보면 모두 어려운 상황이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히 환상을 가지고 상사맨이 되겠다고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가 바로 문을 박차고 나가는 경우를 자주 보았기에 정리해보았으니 단순 취업에 앞서 내가 이 회사를 왜 들어와야 하며 정말 원하는 길인지는 한번 자신의 성향을 잘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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