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속 종합상사의 모습과 현실의 차이는 얼마나 있을까요? 드라마 미생의 연출을 도와준 분은 전직 종합상사 영업맨 출신이라고 합니다. 또한 원작만화의 작가인 윤태호 님께서도 많은 현직자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만화에 담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상당히 디테일이 살아있고 종합상사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현업을 해보지는 않았으니 일부 드라마/만화 속의 모습은 약간의 과대 혹은 과소 평가된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고졸 신입 인턴 '장그래'는 실존 가능한 인물인가?

 

 

고졸 낙하산 신입 인턴 장그래는 출근 첫날 넋 놓고 있다가, 같은 팀 김 대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현직의 시각에서 본다면, 완벽하게 '허구 인물' 입니다.
장그래의 외모부터 말이죠.ㅎ

일단 타 대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종합상사의 영업직 직원의 채용방식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대졸신입 or 경력직

여기서는 대졸 신입만 살펴보겠습니다. 회사마다 약간의 인사정책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정기공채를 통한 신입사원 선발이 메인입니다. 

신입사원이란, 국내외 대학교 (학사학위) 졸업 이상의 학력으로, 회사가 요구하는 최소 학점, 외국어를 보유하고 건강상 결격 사유가 없는 직원을 의미합니다. 

인턴선발을 하더라도 일정기간 인턴근무 이후 다른 신입지원자들과 같이 면접 등 과정을 거쳐서 최종 합격 여부를 확정 짓습니다. 일부 종합상사에서는 전환형 인턴이라고 하여, 일정 근무 이후 평가 및 면접 등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 되는 예도 있습니다. 

장그래의 경우, 극 중 설정에서 고졸 낙하산 인턴사원으로 나오는데, 
우선 학력과 낙하산 두 가지에서 현실과 좀 동떨어진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 낙하산의 경우라도, 같은 그룹사 안에 일부 높은 신 분(?) 자제 정도만이 비공식적(?)으로 기회(?)를 부여받는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았기에 패스하겠습니다.

더욱이 장그래의 경우, 보통의 종합상사가 요구하는 신입사원 선발요건에 미치지 못하고, 더군다나 청탁을 받은 낙하산 인턴사원으로 등장합니다. 둘 다 불가능한 케이스입니다.

다만, 학사학위 이하 (ex. 고등학교, 전문대 졸업) 의 경우는 흔히 실무직, 전문직이라는 타이틀로 회사에서 주로 영업의 뒷받침이 되는 선적서류를 만들고 서류네고 등 소위 말해 백오피스 업무를 담당합니다. 다만, 일반 정기공채가 아닌 외부업체와 계약 (계약직) 후 근무연수 및 자격요건 등이 맞으면 정규직원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전환되기 까지는 그만큼 근무연수가 길고 해당 업무를 수년 이상 해오면서 인정을 받는 분들에 한해서입니다.

 

 

회사에 막 들어온 인턴들이 현장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을 수 있을까?

 

 

영업 3팀에서 수입한 오징어젓갈에 꼴뚜기가 섞여 있다는 제보를 받고, 오 과장은 급하게 모든 인턴직원들을 모두 불러모아 지령을 내립니다. 모든 컨테이너를 확인해서 꼴뚜기가 있는지를 보고 오라고.

이 부분은 케바케 (Case By Case)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그것도 어떤 업무냐에 따라 입니다.

그러나, 보통 인턴으로 근무 중인 직원에게 회사에서 특별한 업무를 시키지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시킬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수입물품의 품질 등 배상청구가 발생한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보통 클레임 문제는 해당 제조사에서 물품의 선적 전 제3의 기관 (혹은 제조사) 이 발행하는 검정서류 (검사서류) 등을 토대로, 도착지에서 다시 한번 제3의 기관을 통해 품질 검수과정을 거칩니다. 만약 임의로 직원이 뚜껑을 열어 확인하거나 할 경우, 해당 과정 자체가 클레임 해결과정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는 우려가 있기에 절대로 먼저 임의로 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채용이 확정되지 않은 인턴들이기 때문에, 채용의 당락이 불확실한 인턴들에게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문제에 대해 절대로 Involve 시키지 않습니다. 이유는 영업상 기밀노출과 귀찮음이죠.

만약 삼성물산에서 열심히 인턴 하다가 똑 떨어지고, 동종업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입사를 했다고 가정합시다. 사실 요즘은 '80~90년도와 같은 영업환경은 아니고, 같은 상사라도 대부분 업무가 서로 다른 점도 많지만 만약에 겹치는 사업부문 혹은 아이템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따라서 더는 설명 안 하겠습니다.

또하나는 귀찮음 인데요. 현직 상사맨들은 너무나 바쁩니다. 더군다나 저런 사고가 났을 경우는 인턴들 불러모아 설명할 시간도 여유도 없습니다. 인턴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제품설명 부터 히스토리까지 설명하려면 너무 힘들기에 아예 담당자가 나서서 처리하게 됩니다.

따라서, 극 중 품질 검수와 같은 중요업무에 인턴들을 모두 보내서 확인시킨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종합상사 직원들은 모두 출중한 외국어 실력을 가지고 있을까?

 

 

러시아어, 영어, 일본어 등등 모든 외국인 전화를 능숙하게 대응하는 안영이..

 

요즘은 일반 대기업의 해외마케팅/영업부서의 경우도 출중한 외국어 실력을 보유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외국어 실력이라는 것이 많이 평준화 되있죠.

 

다만, 종합상사는 말 그대로 사람이 무기인 회사 입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해외영업의 기본인 외국어 실력에 대해 우대하고, 그만큼 중시하는 것은 사실 입니다.

 

과거 동종 그룹사 내에서 상사의 평균 토익성적이 일반 제조기반 계열사보다 약 150점 정도 높다고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일단 개인적으로 안영이 정도로 3개국어 이상을 유창 (Fluent) 하게 하는 경우를 몇몇 보지 못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다들 최소한 전투영어 (수준의 차이는 있겠으나 최소한 영어스피킹에 거리낌이 없는)는 하고,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제2외국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신입지원 부터 본인이 어학점수가 높고 인문/상경계열인 경우 지원이 많아 비율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 입니다.

 

하지만 못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니, 종합상사 지원을 꿈꾸시는 분들은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

 

아무튼 극 중의 안영이는 다소 사기캐 입니다. (외국어만 봤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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